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이 확대되면서 ESS의 심장으로 표현되는 전력변환장치(PCS; Power Conversion System)의 역할과 중요성도 한층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2차 입찰을 앞두고 PCS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PCS는 배터리의 직류(DC)와 계통의 교류(AC)를 서로 변환하면서 충방전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장치다. 전력 품질 유지, 계통 안전성 강화, 비상 시 빠른 대응 등 ESS의 근간을 이루는 역할을 수행한다. 가격은 ESS 전체 비용의 약 10~15% 내외지만 기능적 가치는 이에 비해 훨씬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PCS를 ESS의 ‘심장’이라고 부를 만큼 시스템 신뢰성과 경제성, 장기 운영 안정성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로 여긴다.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은 대용량 시스템이 주를 이뤄 1차 사업에서 PCS 분야는 중소·중견 기업들을 제치고 국내 중전 3사인 HD현대일렉트릭(HD현대플라스포),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이 용량 순으로 시장을 선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2년 인수한 자회사 HD현대플라스포를 통해 장주기·대용량 PCS 기술 경쟁력을 강화했으며, 한전 ESS 사업 등 국내 전력계통 연계 실적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효성중공업은 변압기·차단기 등 중전기기 분야의 오랜 경험과 철저한 품질관리, 장기 신뢰성을 토대로 남아공 등 해외 수출과 국내 공공시장 모두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해왔다. LS일렉트릭 역시 올해 완공 예정인 제주 시범사업과 일본 등 해외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대형 PCS 공급과 설계(EPC)·신속한 현장 대응 능력에서 인정받은 바 있다.
하지만 곧 시작될 2차 ESS 중앙계약시장에서는 경쟁 구도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특히 OCI파워는 인텍FA와 협력해 고효율 PCS 공동 개발에 착수하며, 후발주자로서 빠른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번 2차 입찰에서는 기동력 있는 커스터마이즈와 다양한 현장 실증 경험, 신속한 생산체계를 앞세워 본격적인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