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무역센터 지하에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가 흐르기 시작했다. 송전선도, 연료도 없다. 단지 한강의 물이 건물로 들어와 냉난방을 책임진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지난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무역센터 수열에너지 사업’ 착공식을 열고, 국내 최대 규모의 도심형 수열에너지 공급체계 구축에 나섰다.
이번에 착공된 수열시스템은 트레이드타워, 코엑스, 아셈타워 등 대형 건물에 하루 약 7000RT(Refrigeration Ton, 냉동톤)의 수열에너지를 공급한다. 이는 8평형 에어컨 약 7000대를 대체하는 냉방 효과다. 단일 건물 대상 수열시스템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수열에너지는 여름철 대기보다 차갑고 겨울철에는 높은 강물의 온도 차를 이용해 냉난방에 활용하는 친환경 시스템이다. 광역 상수도망으로 공급된 한강 원수를 여과 및 히트펌프 시스템을 통해 건물 냉난방 설비에 연결한다. 이 과정에서 화석연료나 전력 기반 변환 없이 열을 직접 이동시키므로 에너지 손실이 적고 탄소 배출이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