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가 기후위기 대응의 해법으로 주목받으며 태양광 보급은 가파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발전 효율을 다한 태양광 모듈이 본격적으로 폐기되기 시작하면서 ‘태양광 이후’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산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설치 후 20~25년의 수명을 다한 태양광 모듈은 향후 수십만 톤 규모로 배출될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에서도 2032년까지 누적 100만 톤 이상의 폐모듈 발생이 전망된다.
폐기되는 태양광 모듈은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다. 유리, 실리콘, 알루미늄, 구리 등 고부가가치 자원이 다량 포함돼 있어 재자원화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기존 재자원화 방식은 대부분 알루미늄 프레임과 정션박스를 제거한 뒤 모듈 전체를 파쇄하거나 열처리, 화학처리 방식으로 분해하는 데 그쳐 왔다. 이로 인해 에너지 소비가 크고 유해가스나 폐수가 발생하며, 유리와 셀이 뒤섞이면서 회수 자원의 순도가 낮아지는 문제도 발생했다. 결국 산업적 활용도는 떨어지고 자원순환보다는 단순 폐기 처리에 가까운 한계가 있었다.
이 같은 한계를 해결하고자 ㈜원광에스앤티는 폐모듈 재자원화 분야에 기술적 돌파구를 제시했다. 이들이 도입·상용화한 ‘국부가열분리식’ 기술은 모듈 내 셀과 유리를 접착하는 부위만을 선택적으로 가열해 유리를 정밀하게 분리하고, 이후 셀 샌드위치를 파쇄·선별해 고순도의 자원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파쇄물은 실리콘 메탈 파우더, 구리합금, 알루미늄, 저철분 강화유리 등으로 분리되고 일부에는 은도 포함돼 있어 귀금속 회수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