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반기에 에너지 전환에서 역사적 분수령이 될 이벤트가 일어났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석탄화력 발전량을 역사상 처음으로 추월한 것이다. 영국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에 따르면 상반기 글로벌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5072테라와트시(TWh)였지만, 석탄화력 발전은 4896TWh에 머물렀다.
재생에너지가 석탄 발전량을 넘어섰지만
이 대역전은 순전히 태양광과 풍력이 400TWh 이상 늘어난 덕분이었다. 그런데 유의 깊게 봐야 할 대목은, 태양광과 풍력의 확대가 그대로 석탄화력 발전이나 다른 화석연료 발전을 대체한 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세계의 전체 전력 소비량이 늘어나 재생에너지 확대가 이를 겨우 상쇄하는 데 쓰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산업계에서는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의 제조 능력이 너무 빨리 팽창한다면서, 이른바 ‘과잉생산’이 최근 글로벌 무역 분쟁 이슈로 되고 있다. 특히 태양전지 셀의 90% 이상을 생산하는 중국의 태양광 과잉 제조 탓으로, 미국과 유럽 태양광 산업이 고사한다고 불만이 커지는 중이다.
넷제로 경로에 도달하려면 아직 멀어
그러면 정말 재생에너지 제조와 발전량이 기후 위기를 막을 수 있는 정도를 뛰어넘어 ‘과잉 팽창’하는 중일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설정한, 넷제로 경로에 부합하는 재생에너지 목표량과 비교해 보자. 여기에 따르면 기후 대응을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은 2022년 대비 2030년까지 세 배로 늘어야 하고, 2050년까지는 다시 여기에 세 배를 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