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워싱 의혹으로 큰 타격을 입었던 탄소크레딧 시장이 조용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30일(현지시각) 자발적 시장에서 규제 기반의 수요 중심으로 전환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MSCI 카본마켓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동안 기업들이 크레딧을 사용해 배출량을 상쇄한 규모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탄소크레딧 발행 프로젝트에 투입된 자금은 약 100억달러(약 14조6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자발적 시장에서 규제 기반 시장으로 전환 중
스위스 원자재 중개기업 트라피구라(Trafigura)의 탄소거래 책임자 한나 하우만은 “여러 탄소크레딧 시장에서 ‘엄청난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상 사방에서 끓어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우만은 “각국 규제 당국이 배출 한도나 탄소세를 포함한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면서, 2030년까지 탄소크레딧 수요가 4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제도적 틀이 시장 회복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탄소 크레딧 신뢰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지침이 설계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 일본, 중국에서는 크레딧을 탄소세 납부나 감축 목표 달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가 발표됐다는 점도 짚었다.
하우만은 “이전에는 시장의 80%가 자발적 성격을 띠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크게 바뀌고 있다”며 “향후 몇 년 안에 수요의 80%가 자발적이 아니라 규제 기반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크레딧은 대부분 장외(OTC)에서 거래돼, 발행과 기업 소각 외의 흐름을 명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MSCI는 2025년 상반기 공개된 장기구매계약(오프테이크)이 163건, 거래 규모는 2070만크레딧이라고 추정했다. 2024년 한 해 389건, 720만크레딧과 비교해 큰 폭의 증가세다.
올해 거래량 대부분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대규모 매입 덕분이었다. 하우만은 “기업들이 10년, 15년, 20년 단위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런 흐름이 결코 둔화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