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은 에너지 안보와 기후위기라는 인류의 이중 과제를 동시에 풀어낼 수 있는 차세대 청정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초고온·초고진공·강자장이라는 극한 조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만큼 그 실현을 위해서는 재료·제어·자석·연료 등 복합적인 공학기술이 정밀하게 맞물리는 것이 필수적이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KFE) 핵융합공학기술본부는 이러한 난제를 풀어내며 실증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 기술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핵융합공학기술본부는 실증로 설계를 위한 특별 전담팀(Task Force)을 운영하며 핵심 공학기술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 증식블랑켓, 핵융합 소재, 연료주기, 디버터, 초전도자석, 안전 인허가 등 실증로 운영을 위한 필수 조건들을 중점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으며 단순한 부품 개발을 넘어 통합 설계와 기술 체계 확립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이미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텅스텐 모노블록 카세트 디버터 설계는 플라즈마와 직접 맞닿는 부품의 열·기계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기술적 진전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한국형 저방사화강 개발은 해체 이후 방사성 폐기물 부담을 줄이는 데 핵심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리튬 블랑켓 페블 개발을 통해 삼중수소 연료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고, KSTAR 내부 부품 교체 및 검사용 로봇암, 고온 초전도 도체 제작 공정 기술은 장치 운전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